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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기 앞의 생 _ 에밀 아자르
    문화 리뷰 2020. 11. 20. 12:42

    자기 앞의 생 _ 에밀 아자르

     

    십 년도 전에 읽었었던 소설 자기 앞의 생을 다시 꺼내 읽었다.

    사실, 다른 책들은 제목만 보아도 얼핏 기억이 났는데, 자기 앞의 생은 표지를 한참이나 들여보았는데도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커버를 열고 작가의 소개를 보는 순간 아! 하며 어떤 내용이었으며 그 당시 왜 이 책을 구매했었는지도 기억이 났다.

     

    자기 앞의 생의 작가 에밀 아자르, 에밀 아자르는 얼굴을 없는 가수처럼 원작자를 몰라 광고까지 하며 작가를 찾았던 1975년도 콩쿠르 수상자였다.

    그리고 에밀 아자르의 존재는 1980년 권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한 사람에게 두 번의 영광을 주지 않는다는 콩쿠르상을 이미 1956년도에 수상했었던 로맹 가리라는 사실이 유서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콩쿠르상을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작가라는 작가 소개가 관심을 끌었었다.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곳은 프랑스이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지금의 파리지엥이 아닌 매춘부, 노동자, 유대인, 아랍인, 소수민족 등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를 모모라는 14살 아이의 시점으로 덤덤히 들려준다.

     

    젊었을 때 매춘부로 일했던 로자 아줌마는 나이가 들어 더는 그 일을 할 수 없자 약간의 양육비를 받으며 매춘부의 아이들을 보살피기 시작한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7층에 모인 아이들의 생활을 열악했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암을 끔찍이 무서워하는 로자 아줌마에게 암 대신 치매라는 병이 생기게 된다.

     

    맡겨진 아이 중 모모를 유난히 더 예뻐했던 로자 아줌마에게 모모는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의지하고 있었고 로자 아줌마의 상태를 알고 난 후에는 자신이 로자 아줌마를 보살펴야 함을 알게 된다.

    로자 아줌마를 살피는 모모의 모습을 보며 이 책의 제목인 자신앞의 생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로자 아줌마, 히틀러 사진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는 모모.

    시대적 상황을 잘 묘사해 더 감정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일정치 않게 들어오던 양육비에 로자 아줌마의 수입마저 없게되자 매춘으로 일을 하면서도 이들을 도와주는 여장남자 롤라 아줌마, 모모에게 삶의 행복과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는 하밀 할아버지, 느껴보지 못했던 부성으로 감싸주는 주치의 카츠 선생님 등등.

     

    로자 아줌마의 건강이 안 좋아지며 어쩔 수 없이 복지시설로 가야 하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악몽으로 인해 한사코 거부한 로자 아줌마를 이해하는 모모는 지하실에 유대인을 위한 동굴이라는 걸 만들게 되고, 로자 아줌마는 그곳에 숨어 생활하게 된다.

    이것이 모모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로자 아줌마를 사랑하고, 로자 아줌마가 자신 앞의 생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로자 아줌마는 죽어갔지만, 모모는 곁을 떠나지 않고 향수를 뿌리고 화장을 해주며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아름답게 가꾸어준다.

    그렇게 로자 아줌마가 죽고 난 뒤 3주가 지난 뒤에야 그들은 사람들에게 발견된다.

    로자 아줌마의 죽음을 보며 모모는 자기 앞의 생을 생각하게 된다.

     

    서로 아픈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자기의 앞의 생을 살아가는 글이었다.

    나 또한 다시 한번 내 앞의 생을 그리고, 지나왔던 과거를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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